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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 한글판입니다. 출처는 게임샷입니다.
2003년 7월 16일에 쓰여진 리뷰입니다. 국내 발매일은 2003년 7월 25일입니다.
엑스박스가 정식발매 된지도 어언 7개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7개월이란 시간을 생각했을 때 한글화된 타이틀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그리고 할 만한 게임은 또 몇 개나 되는가? 게임이야 취향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는 분야인 만큼 필자가 감히 할만하다 할만하지 않다라고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도 경쟁 상대인 PS2에 비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얼마전 엑스박스를 살리자는 취지의 행사를 기획, 국내 시장에서 엑스박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이나 소프트웨어 공급사의 입장 등을 호소한 경우도 있었지만, 어차피 엑스박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뻔한 것이고 이것은 업계 뿐만 아니라 유저들도 다들 알고 있는 사항일 것이다. 기둥을 세우지 않고 어찌 지붕을 올리겠는가?
하지만 이런 우려 속에 홀연히 등장한 게임이 있으니 프롬 소프트웨어사의 게임을 꾸준히 공급해 온 YBM시사닷컴의 오토기 한글판이 바로 그것이다. 대다수의 국내 엑스박스 유저들이 가장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한글화와 양질의 소프트웨어 보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준비된 오토기. 벌써부터 오토기 한글판에 대한 관심과 유저들의 구매 심리가 올라 있는 상황에서 과연 오토기 한글판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일본식 판타지의 세계관 속으로
오토기의 세계관은 결계가 무너진 이후 어둠의 그림자가 온 세상을 삼켜 버린 뒤 부서진 마을과 폐허를 정화해 간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으며, 주인공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자신에게 힘을 준 누군가로부터 받은 육체를 무력이 지속되는 동안 활용해 마물을 처리하거나 영혼을 정화하는 퇴마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골격으로 지금까지 어렵지 않게 접해왔던 전형적인 일본식 판타지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빈약하여 왜 주인공이 마물들을 쓰러뜨리면 안 되는지, 또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인지, 그리고 주인공인 라이코우에게 힘을 주는 그녀는 왜 라이코우를 이용해 마물들을 처리하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아 충분한 설명과 묘사가 보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액션과 통쾌함을 느껴보자
기본적으로 오토기는 액션 게임이다. 같은 장르 게임의 예를 들자면 데빌 메이 크라이나 진삼국무쌍 같은, 현재의 액션 트랜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3D 액션 게임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오토기는 그 나름의 확연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통쾌하면서도 절제되어 있고 그런 절제 속에서 느껴지는 액션의 자유.
오토기가 보여주는 액션은 진삼국무쌍처럼 엄청나게 많은 적 사이를 휘젓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또 보이는 족족 적들을 싹쓸이해야 클리어되는 무차별적인 게임도 아니다. 각 화가 다른 미션을 가지고 있고 그 미션을 어떤 식으로 클리어해 나가느냐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그런 액션 게임. 여기에 적들을 연타하며 느낄 수 있는 통쾌함과 일종의 마법 같은 개념인 주술이 있어 칼을 이용한 액션과 화려한 스킬을 동시에 구사 할 수 있으며, 무기의 교체나 연타의 정도, 그리고 통상공격과 강공격의 조화로 이루어진 연속기는 액션성을 한껏 높이고 있어 게임을 하는 이들로 하여금 통쾌한 손맛을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오토기가 진정 다른 액션게임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 바로 공중 부양이라는 요소이다. 이 게임에서 공중 부양은 단순히 점프의 의미가 아니라 공중의 적들까지 뛰어 올라 체공상태에서 연타성 액션을 구사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대단히 시원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 대부분의 스테이지가 지붕을 가지고 있지 않아 공간을 대단히 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정말 환타지 세계 속으로 떨어진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한 스테이지 구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체공이라는 요소와 연속기를 컨트롤 하는 액션성이 지금까지의 다른 액션 게임들과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줄 뿐 아니라 화면상의 대부분의 오브젝트를 박살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다가오는 적들에게 연타를 먹이며 오브젝트를 부수는 그 느낌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 버릴 정도로 통쾌함을 전해줄 것이다.
▶독특한 시스템 구성
지금까지의 프롬 소프트웨어의 액션 게임을 보면 미션 형태의 틀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머드 코어와 무라크모가 있으며, 오토기 역시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단발적인 미션들이 연속되어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매 미션마다의 클리어 성적을 종합하여 성적에 따른 포인트가 주어지면 그 포인트를 이용해 무기와 악세사리, 주술을 구입하여 캐릭터를 강하게 꾸며가는 시스템으로, 특히 무기의 변화는 연속기와 공격력과 방어력 등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와 시스템간의 연동을 통해 몰입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편 각 스테이지에는 주 미션 외에 정화라는 서브 미션이 있는데 이는 숨겨진 영혼을 승천시키는 것으로 부술 수 있는 오브젝트를 모두 다 부수어 영혼을 해방시키는 작업이며, 100% 정화를 통해 특별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고 하니 컬렉터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런 요소일 것이다.
또한 이들 시스템 외에도 주인공의 활동 시간에 제약을 주는 무력이 존재하는데 이 무력은 액션을 취하거나 주술을 사용할 때, 혹은 순간 이동을 할 때 사용되며 무력이 모두 소실되면 미션이 종료되기 때문에 무력의 소요시간이 끝나기 전에 미션을 클리어해야 하는 제약 요소도 가지고 있다. 물론 몬스터를 잡은 후에는 약간의 무력이 회복되지만 전체적으로 시간의 여유가 많지 않으므로 100% 정화에 도전한다고 느긋하게 시간을 허비한다면 미션을 완수하기 힘들 것이다.
▶엑스박스의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래픽
오토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을 든다면 필자는 단연 그래픽을 꼽겠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색감과 화사함이 게임 곳곳에서 느껴지며, 모델링의 수준도 상당히 깔끔해 캐릭터의 외형이나 오브젝트 표현에 있어 부족함이 없고 텍스쳐도 통일된 색감을 유지하며 동사의 아머드 코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또한 정화라는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한 오브젝트의 객체화가 잘 이루어져 있어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오브젝트를 모두 부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진행 중 길이 막히거나 진행 루트를 모를 경우 주변의 오브젝트를 부수면서 진행하는 길을 찾기도 할 만큼 세밀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대부분의 스테이지가 지붕이나 벽과 같은 제한적인 부분보다는 하늘이 보이거나 멀리 산이 보이는 넓은 스테이지를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 사용되는 공간과 배경으로 처리된 배경의 교착점을 교묘하게 잘 처리하여 저곳이 배경인지 플레이중 진행할 수 있는 곳인지를 헛갈리게 만들 정도로 배경과 오브젝트간의 경계를 깔끔하게 처리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필터 처리를 이용한 빛이 번지는 듯한 느낌은 게임화면이 아닌 한편의 동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연출을 보여주고 있으며 타격 시나 주술 사용 시 혹은 적들의 공격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효과는 가뜩이나 화려한 화면을 2배 더 화려하게 만들 정도로 화면 가득 화려함을 뿌려댄다.
하지만 그런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너무 화려한 나머지 게임 진행 시 상황판단이 잘 이루어 지지 않거나 곳곳에 난무하는 효과로 정신이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펙팅과 필터링의 적절한 조화를 끌어 내지 못 해 지나치게 화려함만을 추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픽적인 밸런스가 아쉬웠던 부분.
▶텍스트에 음성까지 훌륭한 한글화
YBM 시사닷컴은 이미 여러 비디오 게임을 한글화 하면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 바 있는데 이번 오토기의 한글화에 있어서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음성 파트를 모두 한국 성우로 재구성하여 한글화했다는데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한글 폰트의 경우도 화면의 구성과 적절히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음성 연출 시 자막처리를 병행해 게임을 이해하는데 별 무리가 없도록 깔끔하게 한글화되어 있다.
그러나 게임 자체의 메뉴 구성에 독특한 단어를 사용해서 그런지 한글 번역문 만으로는 그 메뉴가 어떤 메뉴인지를 알 수가 없었고 성우와 캐릭터 간의 이질감도 꽤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녹음 시 적절한 이펙트를 사용해 게임에 좀 더 어울리도록 가공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뛰어난 한글화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는 오토기는 그간 제대로 된 엑스박스용 한글 게임을 기다리던 유저들의 기대를 100% 충족시킬 수 있는 타이틀임이 분명하다.
▶정말 프롬스러운 게임이 아닌가
오토기를 플레이하면서 필자의 머릿속을 맴돌았던 생각은 정말 ' 프롬스럽다'는 것이었다. '프롬스럽다'는 말의 의미는 이 게임 역시 그간 프롬에서 나왔던 게임들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뜻. 프롬의 대표작이라면 역시 아머드 코어가 있겠지만 미션 형태로 진행되는 구성이나 미션의 느낌 등 기본적으로 프롬 게임에서 느껴지는 맛이 오토기에도 그대로 담겨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토기만의 독특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왠지 어지러운 게임이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플레이를 하면서 뻔히 미션 내용을 듣고 확인했지만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기도 하고 뭘 해야할 지 모르고 그냥 가다 한 두 번 실패한 뒤에야 아 저거구나 하는 부분이 많지 않았나 싶다.
게임의 난이도 역시 약간 높은 편에 속하고 나오는 적들도 유저를 약 올리듯 공격할 수 없는 위치에 나타나거나 그 주위를 맴도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리둥절함 속에 나오는 신선함과 매번 달라지는 미션내용, 클리어 포인트를 통한 업그레이드, 그리고 플레이에 익숙해지면서 펼쳐지는 연속기 행진 등 게임을 진행할 수록 빠져드는 맛이 있는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게다가 공 들인 한글화로 인해 더욱 친숙한 게임이 되어버린 오토기, 외형적으로 왜색적인 느낌이 지나치게 강하긴 하지만 적절한 액션과 통쾌한 손맛, 화려한 그래픽까지 그동안 할 게임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던 유저라면 꼭 구입해봐야 할 게임이 아닌가 싶다. 또한 1편이 발매되는 시점에 이미 오토기 2편의 제작이 발표되었음으로 내친김에 2편의 한글화 발매를 기대해 보는 김치국을 마시며 글을 마친다.
[장점] : 화려한 그래픽과 통쾌하면서 시원한 액션, 충실한 한글화
[단점] : 지나치게 화려한 그래픽으로 산만해짐, 스토리 라인의 전달이 약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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